“삼성 주6일 근무? 우린 주4일!”…워라밸로 주목받는 중견기업
삼성그룹이 최근 임원을 대상으로 주6일제 근무를 공식화하면서 대기업 곳곳에서 주6일제 근무 도입 움직임을 보인다. 그런데 이와 반대로 최근 주4일 근무제를 도입해 주목받는 중소·중견기업이 있다. 대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워라밸'을 이제는 중소·중견기업이 챙기는 모양새다.
한일시멘트는 지난달부터 시멘트업계 최초로 격주 주4일 근무제를 도입했다. 평소 근무일에 1시간 추가 근무하는 대신 격주로 금요일에 쉬는 방식이다. 생산직 교대 근무자를 제외한 전 직원이 대상이다.
한일시멘트는 지난해 7월부터 매주 금요일 오전까지 근무하는 주4.5일제와 격주 주4일제 등을 시범 운영했다. 임직원 설문조사 결과 격주 주4일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 이달부터 정식 도입했다. 향후 한일현대시멘트 등 계열사에도 격주 주4일제를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이보다 앞서 파격적인 실험에 나선 곳도 있다. 자동문 제조기업 코아드는 2022년 주4일 근무제를 도입했다. 제조업계 내 첫 주4일 근무제 도입이었다. 공장이 쉼 없이 돌아가야 하는 제조업 특성상 주4일 근무제는 도입은 대부분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코아드는 3년째 이어가고 있다. 코아드가 주4일 근무제를 도입할 수 있었던 배경엔 스마트 공장을 도입해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한 덕분이다. 대면 보고나 회의도 모두 없애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그뿐만 아니라 월 20만원 복지카드 제공, 2년마다 리프레시 휴가 16일 등 직원들에게 다양한 복지 혜택을 주고 있어, 채용 때마다 100~2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외에도 휴넷과 금성출판사가 주4일 근무제를 시행하고 있다. 유한킴벌리는 격주 4일 근무제를 시행 중이다. 이들은 대기업보다 복지나 처우가 열악할 것이란 구직자의 인식을 깨고, 유능한 인재를 모집하기 위해 다양한 복지 혜택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경쟁력이 오르며 기업의 실적도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휴넷의 경우 최근 3년간 평균 매출 성장률이 22%를 기록하고 있으며, 주4일제 도입 이전과 비교해 채용 경쟁률도 3배나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문주희 휴넷 인재경영실 실장은 "주 4일제는 생산성 향상의 도구이자 직원들의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이 전 계열사 임원을 대상으로 주6일 근무를 공식화하면서, 국내 재계에선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SK그룹은 최창원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지시로 그룹 임원과 주요 계열사 대표가 참석하는 토요 사장단 회의를 20년 만에 부활시켰다. 침대업체 시몬스는 임원들이 주6일 근무를 시작했다. LS그룹도 최근 경영진 회의에서 임원 주6일 근무제 도입이 언급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