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문 전문기업인 ㈜코아드(COAD) 이대훈 대표는 영업이익의 30% 이상은 신규사업 개발에 투자한다고 말했다. ©중기이코노미
자동문 전문기업인 ㈜코아드(COAD)가 설립된 2014년은 한창 4차 산업혁명 기술에 온 나라가 집중돼 있을 때다. 많은 사람이 3D 프린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드론 등에 매달려 있을 때, 코아드 이대훈 대표는 제조업도 ‘혁신’을 가미한다면 4차산업 못지않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 대표의 선택은 그중에서도 ‘자동문’이었다. 약 20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나라에서는 산업용 자동문의 국산화가 이뤄지지 않던 시절이었다. 연구원으로 14년간 일했던 그는, 자동문 기술력의 핵심은 컨트롤러(Conroller)라는 것을 파악했고, 기존 자동문의 구동원리를 조사하고 설계해 컨트롤러 개발에 성공한다.
제조업 혁신=고부가가치…‘자동문’으로 글로벌 시장 잡다
자동문을 선택한 또 다른 이유는 중소기업에 최적화된 산업구조라는 점이다. 우선 유행의 변화 주기가 타 업계에 비해 적다. 시대적 흐름의 변화로 인해 산업이 도태되는 리스크가 적다는 것은 중소기업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환경이다. 게다가 대기업이 끼어들기 쉽지 않다. 일례로 아파트의 방문은 국제규격에 따르지만, 자동문은 사이즈가 각양각색이고 조금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기 때문에 대량생산이 불가능하고 주문생산만 가능하다.
영업부터 사후관리까지 시스템 일원화를 이룬 기업이 이전에 없었다는 점도 이 대표에겐 도전해 볼 만한 기회였다. 국내에 있는 자동문 회사만 하더라도 1000여 곳이 넘지만, 대부분 제조만 하거나 시공만 하는 등 각자의 영역에서만 사업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코아드는 영업, 제조, 시공, 사후관리까지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었다.
코아드의 스피드 도어. 밀폐씰(Seal) 구조로 외부 이물질 차단 및 내부 냉기의 차단 효과가 뛰어나다. <사진=코아드>
이를 토대로 코아드는 글로벌 시장 문도 두드렸다. 미국, 캐나다, 멕시코, 홍콩,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등 전 세계로 수출하고 있다. 시장경쟁력은 고객의 니즈를 빨리 파악해 상품화를 진행하고, 글로벌 기업이 이뤄내지 못했던 빠른 납기로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았던 코아드의 이름을 알렸다는 점이다. 그 비결은 에이전트를 두지 않고 현지 법인과 공장을 직접 설립했기 때문이다.
현재 코아드는 일본,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에 해외법인을 두고 있다. 본사에서 원자재를 공급하면 현지에서 조립하고 시공할 수 있는 시스템이어서, 기존에 3개월이 걸렸던 납기일을 일주일로 앞당길 수 있었다. 이러한 코아드의 전략은 글로벌 시장에서 후발주자였던 우리나라 자동문의 위상을 끌어올리는 발판이 됐다.
현재 자동문 기술력은 최첨단을 자랑한다. 일례로 스피드 도어는 자동문의 개폐 속도가 2.5m/c로 빨라 내외부 공기흐름 차단에 탁월하다. 재질은 군용보트에 쓰이는 폴리벨트를 사용해 질긴 데다 유연성이 좋고 밀폐력도 강하다. 지금도 이 문은 전 세계에서 단 5개국만 가지고 있는 기술이다. 이외에도 방수·방범·방폭형부터 전기가 차단되더라도 대피가 가능한 비상탈출 기능이 탑재된 문, 외부 충격에도 자동으로 복구되는 문 등 그 종류만 해도 셀 수 없을 정도다.
코아드는 매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창업 첫 해 5000만원이었던 연 매출은 현재 150억원에 이른다. 코아드는 지금도 영업이익의 30% 이상은 신규사업 개발에 투자한다고 한다. 재작년 12월에는 유리 자동문을 소비자와 시공기술자에게 연결시켜주는 ‘자동문의 고수’라는 플랫폼을 자회사로 론칭하기도 했다.
급여인상, 생계급여, 주 4일제 근무…‘파격적’인 경영철학
코아드의 차고 자동문. 국내 유일의 손가락 보호 핑거판넬, 방풍씰 적용으로 밀폐력이 보장되고, 특수도막처리로 기후 변화에 강하고 결로 예방에 탁월하다. <사진=코아드>
이대훈 대표의 경영철학은 ‘적게 일하고, 많이 받고, 많이 쉬는 것’이다. 고속성장을 이루는 기업보다 직원이 다니기 좋은 환경의 직장을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다. 자동문은 노동집약적인 산업이기 때문에 사람의 노하우가 회사의 경쟁력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회사의 가장 중요한 자산은 사람이기 때문에 이 대표는 직원을 위한 복지에 관심이 크다. 그리고 이러한 복지는 그대로 높은 생산성으로 이어졌다.
“2018년, 전 직원의 월급을 100만원씩 인상했습니다. 150명에 이르는 직원의 월급을 한꺼번에 인상하면 다음 해 적자가 날 것은 분명했죠. 하지만 당장의 적자를 감수하는 대신 직원들에게 그만큼의 책임감을 부여한 겁니다. 그랬더니 회사 설립 이래로 그 해에 최고의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이외에도 2018년도부터 학력 상관없이 신입사원 초봉을 4000만원으로 책정했고, 급여와는 별개로 노후연금과 직원의 직계가족을 위한 실비보험을 가입해 준다. 회사 내에서만 아니라 외부에서 다쳐 더 이상 근로를 못하게 되더라도 직원의 기여도를 고려해 배우자가 65세가 될 때까지 급여를 지급하고, 가족을 위해 자녀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생계급여를 지급한다. 자기계발비, 체력단련비, 부부동반 건강검진 등은 코아드에선 당연한 복지제도다.
이 대표는 복지에는 ‘공정성’을 부여해야 한다고 말한다. 말단 직원부터 자녀가 장성한 부서장까지 평등하게 혜택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성과급도 영업이익의 5%를 1/n로 나눠 전 직원에게 공평하게 지급한다. 이러한 복지정책으로 코아드의 입사 경쟁률은 200:1까지 오르기도 했다. 구직자에게 인기가 높은 대기업의 입사 경쟁률이 보통 87:1인 것만 봐도 얼마나 많은 사람이 코아드에 관심을 가졌는지 알 수 있다. 코아드의 이직률 역시 제로에 가깝다. 그만큼 근속연수가 오래된 직원이 늘어날수록 회사에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 대표는 사람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한다.
코아드 회사 전경. <사진=코아드>
“대부분의 회사에서 고객감동을 강조하잖아요? 하지만 직원 스스로 회사에 감동을 못하는데 어떻게 고객을 감동시키겠어요? 지금은 생산성과 효율성이 중요한 세상입니다. 직원의 삶의 질을 올려주는 것만큼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것은 없습니다.”
그의 다음 목표는 주 4일제다. 코아드는 이전부터 단계적으로 주 4일제를 시행해 왔다. 2019년에는 한 달에 한 번 부부의 날을 정해 그 주에 4일만 근무했고, 이후부터 격주로 4일 근무를 실시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올해 3월부터 주 4일 근무를 단행하기로 결정했다. 그것도 임금의 삭감 없이 말이다. 이 대표는 워라밸(Work-life balance)은 더 이상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미리 준비해서 실행하는 것이 뒤늦게 급하게 따라가는 것보다 낫다고 강조한다.
“주 4일제를 시행하면 직장인으로서는 꿈꾸지 못했던 삶이 열립니다. 물론 쉽지는 않겠지만 우리가 성공만 한다면 좋은 사례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