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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공감] '부임 5년 최장수 기록' 백운만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백운만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은 "부임 후 숱한 중소기업 현장을 방문해 많은 기업인들을 만나왔다. 모든 기업인들께서 따뜻하게 맞아주셨고, 만나뵈었던 많은 기업인들 덕에 저 역시 많이 배웠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최장수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백운만 청장에 꼬리표처럼 붙는 수식어다. 그는 2018년 6월 7일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으로 부임한 후 햇수로 5년째 조직을 이끌고 있다. 전임 청장들이 짧게는 6개월, 길어야 3년 정도 근무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이례적이고 파격적이다.

경기도에는 전국 중소기업의 24.7%인 170만여개 기업, 159만여개의 소상공업체가 활동하고 있다. 대한민국 경제의 중심지인만큼, 여느 지역 청장직보다 그 무게감이 상당하다. 막중한 책임감은 물론 실력도 두루 갖춰야 하는 자리다. 
버스 1시간 7시 출근… 매일 사무실 인근 공원 달리기로 일상 시작
창투사 상대적으로 부족한 투자 유치에 어려움 '스타트업 815' 가교
중소기업·소상공인들 '위기' 지원사업 몰라서 놓치는 일 없게 할 것

백 청장은 "대한민국 경제의 중심인 경기도의 중기청장으로 부임하면서 '경기도의 중소기업이 살아나면 우리 경제도 활력을 되찾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그만큼 우리 청의 역할이 크다는 것에 대한 책임감으로 열심히 뛰어왔다. 여러 기업과 현장에서 조우하며 기업인들의 도전정신, 땀과 눈물, 위기극복 등의 이야기를 접하며 생생한 기업가 정신을 배우게 됐다"고 말했다.

 


 


1천500번의 달리기

새벽 5시, 백 청장의 하루는 남들이 아직 잠자리에 있을 이른 새벽에 시작된다.

간단한 아침 식사 후 서울에서 1시간 가량 버스를 타고 출근한다. 5시 48분, 57분, 59분. 집 앞 정류장 출근길 광역버스 정차시간도 또렷하게 외우고 있다. 아침 7시, 수원 영통구에 위치한 사무실에 가장 먼저 문을 열고 들어선다.

후배 직원들이 청장의 이른 출근을 반길 리 만무할 터. 하지만 그의 성품을 아는 직원들은 어느 누구도 백 청장의 부지런함에 토를 달 수 없다. 부임 초기, 그의 눈치를 보며 출근시간을 앞당기는 직원들도 꽤 있었지만 백 청장은 일부러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왜 이렇게 일찍 출근했냐'는 질문조차 부담스럽지 않겠어요?" 그 한마디에 백 청장의 배려 깊은 성품이 묻어났다.

이른 아침 장시간 소요된 출근길의 피로감을 뒤로한 채 그는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사무실 인근 공원을 뛰는 것으로 일상을 시작한다. 피로감에 느슨해질 수 있는 아침을 달리기를 통해 상쾌하게 시작하는 것이다. 하루쯤은 넘어갈 법도 한데 5년 동안 단 하루도 빼놓지 않았다.

1천500일 동안 1천500번의 달리기를 한 성품은 업무 스타일에도 고스란히 드러난다. 부임 초기부터 현장과 소통에 답이 있다고 강조해온 그는 각종 지원사업들이 집행되는 과정 하나하나를 일일이 발로 뛰며 확인한다. 그러다 보니 직접 마주한 기업만 수만여 곳에 이른다.

가장 기억에 남는 기업을 묻자 자동문 생산·설치 업체인 주식회사 코아드를 언급했다.

그가 일선 기업 현장을 다닐 때마다 거론하는 기업이기도 하다. 코아드는 채용 때마다 100~2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만큼 입사 지원자가 넘쳐나는 곳이다. 중소기업마다 심각한 인력난에 허덕이는 현 상황에서 매우 이례적인 모습이다.

백 청장은 "비결이 정말 궁금했다. 그런데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직원들의 복지 향상이었다. 신입사원 초봉 4천만원, 전년도 영업이익 5%를 직원 연봉 상승분으로 일괄 지급, 격주로 주4일제 근무, 여름휴가 10일 보장 등 직원들의 복지에만 손댔을 뿐인데 그 여파가 어마어마하더라"고 전했다.

"지난 5년간 최대한 많은 현장을 방문했는데 코아드의 성과는 가히 충격적이었다. 경기지역 중소기업인들에게 모두 코아드처럼 하라고 강요할 순 없다. 하지만 직원들에게 가장 기본적인 것을 지켜주는 것, 모두가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생산성 향상이라는 선순환의 결과를 이끌어 내는 것, 이게 바로 도내 중소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사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내외적 여건 악화에 각종 제도·환경변화는 중소기업인들의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 그러나 눈앞의 이익만을 좇는 게 아닌 미래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은 그가 현장에서 얻은 소중한 가치다. 

 

중소벤처기업부 지방청이 아닌 경기지역 벤처기업총괄청을 꿈꾸며

전국에는 경기, 인천, 부산, 강원 등에 13개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지방청이 있다. 경기지방중소벤처기업청도 그중 하나다. 구조상 중앙에서 결정된 정책들을 지방에 나누는 역할을 주로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백 청장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을 총괄하는 청장인 만큼, 경기지역만의 단독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이중 하나가 바로 '스타트업 815' 사업이다. 스타트업 815는 분야별 우수 스타트업과 투자사를 연결하는 사업으로, 올해로 2회째 진행하고 있다.

백 청장은 해당 사업을 실시한 계기로 스타트업과 투자사의 갈증을 꼽았다. 지난해 벤처 투자액은 코로나19 장기화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고 실적인 7조6천802억원으로 집계됐고, 투자 건수와 건당 투자액, 피투자기업수 역시 역대 최다를 기록하며 활기를 띠었다.

전국 벤처기업의 30%가 경기도에 있어 도내 벤처기업들에 이 같은 투자 열기가 집중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실상은 조금 달랐다. 도내에 창업투자회사나 벤처투자조합 수가 상대적으로 적어 정작 벤처기업들은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것이다.

가교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경기중기청이 다리를 자처했다. 그렇게 탄생한 게 스타트업 815다.
 




지난해 처음으로 진행된 스타트업 815에는 총 68개 스타트업과 75명의 투자사가 참여해 24억원의 투자가 확정됐다. 이에 더해 추가로 12억원의 투자가 검토될 만큼 흥행했다. 백 청장의 예상대로였다.

"획기적인 아이디어와 성장 잠재력을 보유한 유망한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성장을 촉진시키는 게 경기중기청의 숙명이자 과제"라는 백 청장의 신념에서 비롯된 사업이 시장의 반응을 이끌어낸 것이다.

햇수로 5년, 만 4년을 도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위해 쏟은 백 청장은 인터뷰 내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 대한 이야기를 반복했다. 좋은 지원사업들이 많아도 기업인들과 소상공인들이 '몰라서' 이를 놓치는 일만큼은 없도록 더 부지런히 뛰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백 청장은 "코로나19와 여러 대내외적인 요인들로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이 많이 힘들어한다. 이들의 외침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며 "중소기업·소상공인들도 여러 지원사업들에 관심을 갖고 많이 참여해 줬으면 좋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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